삼성, 애플 면접 질문 전격 비교

애플, ‘단순’과 ‘직관’에 입각한 질문 많아
삼성, ‘팀워크’와 ‘협동’ 중시하는 면접 실시
비슷한 주제라도 질문의 뉘앙스가 다른 두 회사

“자신의 몸이 3cm 정도 작아졌는데 믹서기에 갇혔다. 믹서기는 1분 후에 돌아간다. 어떻게 할 것인가?”(삼성전자)

“레코드 턴테이블에 물컵을 올려두고 회전 속도를 천천히 높인다고 가정합시다. 가장 먼저 일어나는 일은? 물컵이 쓰러졌나요? 물이 넘쳤나요?”(애플)
 
대답하려고 하니 머릿속이 하얗게 물듭니다. 취업준비생들의 ‘로망’인  ‘갤럭시’의 삼성전자, ‘아이폰’의 애플 면접장에서 나온 질문들입니다. 두 회사는 스마트폰 업계 세계 1, 2위를 다투는 라이벌입니다.

jobsN은 국내 대표적인 기업과 똑같은 업종의 글로벌 기업 면접 질문을 비교해보는 ‘ 명품기업이 묻는다’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가장 먼저 삼성전자와 애플이 면접 질문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세계 최대 직장인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와 국내에서는 잡플래닛에 올라온 면접 질문을 분석해보았습니다.

◇단순미를 추구하는 애플의 질문

집중과 단순함(Focus and Simplicity).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말입니다.  애플의 면접 질문은 구글과 달리 단순하고 직관적입니다.
 
“애플의 CEO가 누구입니까?”
 
애플 면접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라고 합니다. 정답은 아이폰을 쓰는 사용자들에게는 친숙한 팀 쿡 애플 CEO죠. 스티브 잡스가 여전히 CEO라고 생각하는 면접자가 있다고 생각해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일까요.  한 면접자는 “질문을 받고 의아해했지만 ‘팀 쿡’이라고 대답했더니 부드럽게 넘어갔다”고 하더군요.

한 애플 면접 자는 아래같이 세 가지 질문을 연속으로 받았다고 합니다.
 
“와이파이(WIFI)가 무엇입니까?”  “그렇다면 USB가 무엇이죠?” “마지막으로 블루투스는요?” 이 면접자는 “일상적으로 쓰고는 있지만, 의외로 쉽게 설명하기 어려웠다”고 회고합니다.
 
애플은 또 특정 상황을 가정한 ‘롤플레잉’(Role playing) 방식의 질문을 종종 던집니다. “결혼기념일에 줄 남편 선물로 아이 패드를 샀는데, 세팅하는 와중에 땅에 떨어트려 깨졌다. 어떻게 할 것인가?”
 
창의성을 요구하는 질문도 종종 나옵니다. 예를 들어 “달걀 두 개를 갖고 있다고 가정하고, 떨어뜨렸을 때 달걀이 깨지지 않는 최고 높이를 구하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요” 같은 식입니다.

◇팀워크를 묻는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던지는 질문은 애플과 조금 다릅니다. 우선 질문의 톤에서 ‘협동’과 ‘팀워크’를 중시하는 삼성 고유의 기업 문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래를 보실까요.
 
“당신은 조직의 서포터인가, 리더인가?”
“아이폰을 쓰고 있는데 삼성폰으로 바꾸라고 보스가 은근히 이야기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도덕적 신념을 묻는 질문도 있습니다. 국내 1등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자기 생각을 가지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삼성공화국이란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갑’과 ‘을’에 비유하는데, 이에 대한 본인 생각은?”
“만약 본인이 거래처에서 책을 선물 받았는데, 현금이 들어 있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두 회사의 공통점과 차이점

 질문들을 보면 주제는 비슷한데 뉘앙스가 다르다는 느낌을 줄 때가 많습니다. 가령 애플은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어떻게 잡는가”라는 질문을 합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에서는 “일과 가정 중에 무엇을 택할 것인가”라고 묻더군요.
 
‘악덕 상사’에 대한 질문도 다릅니다. 삼성전자에서는 ‘상사의 부당한 요구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고 묻습니다. 그러나 애플은 ”상사의 요구에 반대한 경험과 상사의 마음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설명해라“고 묻습니다.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갖춘 애플과 구글에서 상사와 부하의 관계가 어떨지 상상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