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도 모르는 직장?…안정적이고 연봉도 괜찮은 꿀직장들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인구론(인문계 졸업자 구할이 논다) 같은 말이 생길 정도로 취업이 어렵다. 그래도 대졸 신입사원 4명 중 1명은 입사 1년 내 퇴사한다. 만족도 높은 직장은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취업준비생들은 '만족하며 다닐 수 있는 회사'를 찾는다.

기업정보사이트 잡플래닛은 최근 '승진기회ㆍ급여ㆍ삶의 균형ㆍ사내문화ㆍ경영진 평가' 등 5개 영역을 평가해 취업자들이 만족하는 상위 50개 기업 리스트를 발표했다. 결과는 역시 '공기업'. 대표적인 곳이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예금보험공사'다. 두 곳은 급여, 삶의 균형, 사내문화 등 총 3개 부문에서 5점 만점에 4점 이상을 받아 신의 직장 중에 신의 직장이란 평가를 받았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신도 모르는 직장'이라고 불린다. 일반 대중은 잘 모르지만 무역금융 부문에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데다 연봉과 복리후생이 좋다. 대졸 초임 연봉이 2014년 기준 3700만원 수준이.

예금보험공사는 '가족이 행복한 직장'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공사 직원들은 합리적인 사내문화와 연수 기회 등을 공사 근무의 장점으로 꼽았다. 합리적인 회사문화란 간단히 말해 정시퇴근을 할 수 있는 문화다. 또 연수 기회는 가족과 더불어 해외 생활을 해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만족스러운 보수와 더불어 여유로운 직장 생활을 누릴 수 있어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것.

다소 생소한 이름도 눈에 띈다. 36위에 오른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49위 '한국무역협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공계 석박사들이 꿈꾸는 직장'이다. 대기업 연구시설 못지않은 근무 환경에 정시 퇴근이 보장된다는 점이 매력적. 한국무역협회는 무역, 경제 분야를 전공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KOTRA와 함께 취업 1순위로 꼽히는 숨은 진주다. 대기업 수준의 보수에 3~5년 내 순환근무 보장으로 새로운 분야를 수시로 접할 수 있어 제2의 직장을 구할 때도 유리하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최근 인기를 끄는 공공기관들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9월 열린 '취업공감 2015 표준 잡 콘서트'에서는 정부유관 8개 기관 하반기 채용설명회가 열렸다. 취업준비생들이 1:1 멘토링을 가장 받고 싶었던 곳 중 하나가 바로 '한국표준협회'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취준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다가, 정부와 공기업 지방 이전 이후 인기가 부쩍 높아졌다"고 했다. 표준협회는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현 위치(서울 강남구, 금천구)를 지키기 때문이다. 신입기준으로 연봉은 2014년 기준 3500만원 수준.

신이 숨겨놓은 '재밌는' 직장으로 불리는 곳도 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주제곡만 들어도 피가 끓는다면 더 관심을 가질 만하다. 바로 '대한축구협회(KFA)'.

지난 1월에 홍보 분야를 포함한 사무직 채용 공고가 떴다. 만족스러운 급여 수준에 복리 후생이 꽤 좋은 편으로 알려졌다. 계절마다 국가대표 마크가 붙은 피복을 지급하고, 국가대표 A매치 초대권도 준다. 지난 2013년 5명 채용에 몰린 이들은 무려 190명.

다만, 신의 직장에 대한 환상만 품는다면 그만큼 실망감도 클 수 있다는 게 채용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리 채용 정보를 확인해, 내 적성에 맞는 일인지 우선 따져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