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쓴 자소서는 이게 다르다··· 인사담당자들이 전하는 자소서 잘 쓰기 5계명

    입력 : 2015.12.18 10:06

    각 기업의 신입직원 채용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자소서)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서류전형의 주요 자료로 쓰이는 것은 물론, 면접 때도 자소서를 질문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 자소서는 당락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다. 그런데 어렵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72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응답자의 92.5%가 자소서 작성이 어렵다고 했다. 잘 쓰고 싶지만 방법을 잘 모르는 것이다. 자소서 학원이 성행할 정도다.

    자소서는 신춘문예가 아니다. 각 기업 인사부 직원에게 자신을 알리는 수단일 뿐이다. 그 이상 의미를 부여했다가는 허위, 과장으로 자가당착에 빠지기 쉽다. 각 기업 인사부 직원들이 말하는 자소서 잘 쓰는 법 5계명을 소개한다.

    1. 욕심을 버려라

    자소서를 쓸 때 가장 빠지기 쉬운 함정이 좀 더 그럴싸하게 보이고 싶다는 욕심이다. 그래서 사소한 내용까지 들입다 집어넣으면서 자소서를 일대기로 만드는 사람이 많다. 본인은 자랑거리를 다 넣었다는 생각에 뿌듯할 수 있겠지만 읽는 입장에선 지루한 자소서다. 또 스펙을 가꾸기 위해 살아온 삶이란 인상을 주기 쉽다.가장 강조하고 싶은 경험 한 두 가지를 골라 자세히 설명해 주는 게 좋다.

    아래 한 대기업에서 극찬을 받은 자소서의 한 토막이다.

    “올해 초 연말정산 아웃소싱 업체에서 약 1개월간 S사 외 6개 계열사의 연말정산 T/F의 매니저 일을 했습니다. 하루는 한 고객사 임원이 연말정산 프로그램상의 환급액이 매번 바뀐다며 직접 임원실로 방문해 상담해 주기를 원하셨습니다. 요청을 받고 나서 제출서류를 바탕으로 예상 환급액과 이에 따른 계산식을 문서로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문서를 바탕으로 임원께 사소한 것 하나까지 빠뜨리지 않고 상담을 해 드렸습니다. 이후에도 큰 문제 없이 업무를 수행하였고, 예상 일정에 맞게 업무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고객사의 인사 담당자가 제 일 처리가 깔끔했다며 제가 소속했던 업체의 팀장님께 좋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 덕분이었는지 수료식 때 우수 리더 상을 받는 영광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꼼꼼함이 지나치면 깐깐함이 됩니다. 깐깐한 성격은 타인뿐만 아니라 본인도 피곤하게 합니다. 이런 성격 때문에 여러 가지 업무가 중복될 경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잦았습니다. 그래서 스케줄러 작성을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업무의 순위를 매기고 중요한 일부터 차근히 해결해 나갔습니다. 그랬더니 업무의 효율성은 높아지고 스트레스도 줄어들었습니다.”

    이 자소서를 보면 단 한 가지 경험만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인사 담당자는 지원자가 어떤 경험을 했고 뭘 느꼈으며 본인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까지를 소상히 파악할 수 있다. 생생한 사례를 담아 읽기도 좋다.

    결국 좋은 자소서를 쓰기 위해선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쓰겠다는 욕심을 버려야한다. 욕심이 많아지면 쓸데없이 분량이 길어져 읽는 사람이 괴롭다. 자소서에 분량 제한이 있을 땐 더 이상 쓰지 말라는 이야기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꼭 제한까지 쓰지 않아도 좋다는 말이다. 자소서 분량이 길기로 유명한 신한은행 관계자는 “제한 분량의 절반 정도만 쓰고도 합격한 사람이 많다”며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고 했다.

    잘 보이고 싶다는 욕심에 경험을 과장하거나 허위 작성할 수가 있다. 이 경우 대부분 서류 전형, 또는 면접 단계에서 들통이 난다. 한 대기업 채용 과정에서 특기를 마라톤이라고 기재했다가 면접에서 구체적인 코스를 묻는 말에 제대로 답하지 못해 탈락한 사례가 있다.

    2. 진솔하라

    “저는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대학에서 여러 활동을 했고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대학생활을 열심히 하다 보니 졸업이 늦어졌습니다. 그래서 서른 넘은 나이에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런데 나이 때문에 취업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더군요. 부모님께 죄송하고, 지금껏 살아온 제 인생이 의미 없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러나 힘을 내보려고 합니다. 제가 했던 경험들은 은행원으로 일하는 데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믿고 뽑아 주시면 정말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올해 상반기 실시한 기업은행 채용에서 입사 담당자가 꼽은 가장 인상깊은 자소서의 한 토막이다. 이 자소서를 쓴 지원자는 이후 전형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 당당히 합격해 현재 기업은행의 일원으로 일하고 있다.

    자신의 처지가 아무리 초라하게 느껴질지라도 서류에서 면접에 이르기까지 꾸밈없이 솔직하게 접근하는 게 정도다. 많은 취업준비생은 스스로 본인만 뒤처진다고 느끼지만, 실상은 그렇게 특별한 잘난 사람은 많지 않다. 쉽게 말해 다른 경쟁자와 나의 차이는 백지 한장이다.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는 차라리 겸손하고 진솔한 접근을 하는 게 좋다. 그렇다고 너무 저자세를 취할 필요는 없다. 있는 그대로 접근하면 인사 담당자들에게 진심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진솔한 태도가 있다면 다소 불리한 스펙은 오히려 무기로 변할 수 있다는 게 인사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그만큼 입사 후 더 열심히 일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업무에 대한 관심을 경험으로 표현하라

    “저는 음식에 민감한 체질입니다. 여러 음식 중에서도 맵고 짠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쉽게 지치고 때로는 알레르기가 생기기도 합니다. 자연스레 음식에 들어간 성분이 뭔지, 이것이 몸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고민을 했고 그 과정인 요리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생활 속에 가장 활용도가 높은 한식조리과정을 수강하고 관련된 TV요리 프로그램인 ‘식객’, ‘최고의 요리비결’ 등을 보며 한식의 우수성과 응용 가능성에 나름 연구도 했습니다.”

    자소서에서 빠지지 말아야 할 게 지원 업무에 대한 기본 지식과 포부 등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잘못하면 지식의 단순 나열 또는 막연한 포부를 밝히는 데 그칠 수 있다. 읽는 사람 입장에선 잘난 척 혹은 남의 도움을 받은 자소서란 인상을 주기 쉽다. 또 면접 과정에서 구체적인 압박 질문의 빌미를 제공하게 될 수도 있다.

    요리에 관심을 가졌는지 내 체질부터 시작해 요즘 트랜드까지 녹여 놓은 위 자소서는 누구도 시비를 걸기 어렵다. 결국 업무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것에도 구체적인 경험과 연결시켜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다른 자소서와 비교해 차별성을 둘 수 있다.

    4. 기승전결 형식을 갖춰라

    “2012년 여름 학술 심포지엄에 참여해 약 4개월 동안 연구를 진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장기간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처음 참가하는 것이라 조금 걱정되기도 했지만, 새로운 도전이고 이 경험을 통해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 들뜬 마음으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웨딩 산업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교육 동영상을 만드는 것을 주제로 정하고 총 6명의 팀원과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모든 프로세스를 같이 논의하고 각자 전담 분야를 나눠서 진행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꼼꼼히 데이터를 정리할 수 있다는 능력을 인정받아 설문지 제작 및 분석 업무를 맡았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시작할 당시 통계 프로그램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실질적으로 통계분석을 진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얻고자 하는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어떻게 설문지를 구성해야 하는지, 그리고 기본 데이터로부터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어떤 통계 기법을 사용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통계 강의를 담당하시는 교수님을 여러 차례 찾아가 조언을 얻고 함께 정량조사를 담당한 친구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며칠 밤을 새우는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자 고생 끝에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고 도출된 결과를 토대로 팀원들과 함께 교육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물을 200명이 넘는 청중 앞에서 발표했습니다. 저희 팀은 교수님으로부터 역대 심포지엄 발표 중 최고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고 소비자 교육 콘텐츠 공모전에서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열심히 하면 된다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는 점이 제게는 가장 큰 성과였습니다.”

    잘 쓴 자소서는 글에 기승전결이 있다. 어떤 경험을 했고 이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극복해 어떤 결과를 도출했는지까지 시작부터 결과까지 제대로 정리돼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본인이 어떤 강점을 가졌는지 드러내 주면 좋다. 읽는 입장에서 재미가 있으면서 지원자에 대해 파악을 하기에도 좋다.

    특히 이런 기승전결은 한 문항 내에서뿐 아니라 자소서 전체 문항 속에서도 갖추려고 노력해야 한다. 각 문항별 답변을 독립적으로 구성하기보다 유기적으로 짜맞춰 전체적인 통일성을 기하라는 것이다. 마치 여러 장으로 구성된 하나의 책을 쓰는 것과 유사하다.

    5. 회사에 대한 애정을 반드시 확실하게 담아라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이다. 그런데 의외로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소서 항목이 개인을 소개하는 것 위주로 돼 있는 경우 회사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지 않는 실수를 많이 하게 된다.

    이런 경우라도 반드시 회사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면서 확실한 입사 의지를 밝혀야 한다. 회사 또는 상품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이 있다면 이를 써주고, 없더라도 홈페이지를 검색하는 정성이라도 기울여 반드시 흔적을 남겨야 한다.

    예를 들어 ‘**년 역사의 **기업의 선배들을 잇는 패기 넘치는 인재가 되겠습니다’ 같은 문장을 집어넣는 식이다. 그러면 회사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는 파악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황당하지만 의외로 많이 하는 실수인 회사이름을 잘못 기재하는 실수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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