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현대重 인·적성검사 실시…역사 지식·의사결정능력 묻는 문제 나와

9일 현대자동차그룹이 시작으로 주요 대기업의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시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10일에는 LG그룹과 현대중공업이 인·적성검사 시험을 진행했다.

LG전자는 하반기 공채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인·적성검사인 ‘엘지웨이 핏 테스트(LG Way Fit Test)’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LG그룹은 지난해부터 각 계열사별로 진행하던 인·적성검사를 통합해 실시하고 있다. 지원자들은 LG 계열사에 최대 3곳까지 지원할 수 있으며, 인·적성검사는 이날 한 번만 응시하면 된다. 이번 시험은 서울·부산·광주·대전 등 전국 주요 도시 11개 학교에서 응시자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이번 시험의 최고 관심사는 한국사와 한자 문제다. 최근 삼성을 비롯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입사 시험에서 역사 등 인문학 비중을 높이고 있다. 출제되는 문제의 수준도 높아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역사 시험 풀이가 당락을 결정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9일에는 현대차그룹이 처음으로 한국 근·현대사에 관한 역사 에세이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LG 인·적성검사에서도 한국사와 한자의 비중이 높았다. 응시자들은 언어이해·언어추리·인문역량(한국사·한자)·수리력·도형추리·도식적 추리 등 여섯 가지 유형에서 총 125문항을 140분간 푸는데, 이 가운데 한국사와 한자 문항이 10문항씩 총 20문항으로 전체 문항의 16%를 차지했다. 한국사·한자 문항 풀이 시간으로는 15분이 주어졌다.

LG 각 계열사는 이번 인·적성검사를 통해 각각 최종 선발 인원의 약 3.5~4배수를 추려내 면접 응시 자격을 부여한다. 인·적성검사를 통과한 응시자들은 인성 면접과 적성 면접을 각각 치르게 된다.

현대중공업도 이날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인·적성검사인 ‘해치’(HATCH·Hyundai Heavy Industries Assessment Tool for Catching Hidden-talent)를 시행했다. 해치는 올해 새로 도입된 시험으로, 총 600문항으로 구성됐다. 현대중공업 측은 “현대중공업이 추구하는 인재상 및 현대정신에 부합하고 기본적인 인성과 종합의사결정 능력을 갖춘 최적의 인재를 선발하는 데 초점을 두고 만들었다”고 밝혔다.

해치는 언어·수리·분석·공간지각·종합상식 등을 묻는 문항과 함께, 제시된 상황의 정보를 활용해 문제의 원인을 찾고 대안을 제시하는 ‘종합의사결정’ 분야 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종합의사결정 부문에서 입사지원자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회의일정계획·결재서류작성·고객관리 등 제시된 상황의 정보들을 활용해 문제의 원인을 찾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측정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30대 그룹의 채용 규모는 3만여명으로, 지난해보다 8% 정도 늘었다. 특히 삼성 등 7개 그룹은 당초 예정보다 1만명 정도를 더 뽑을 계획이다. 11일에는 포스코그룹, 17일에는 두산그룹과 기업은행, 18일에는 삼성그룹 인·적성검사가 예정돼 있다. 24~31일에는 CJ와 KT, 금융공기업, SK그룹, 한국전력공사 등이 인·적성검사를 시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