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에 대졸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이세계(가명)씨. 지방 소도시 출신인 이씨는 부모님 품을 떠나 서울로 대학을 진학하며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게 된 이야기를 자기소개서에 소개했다. 그리고 대학 때 첫 해외여행을 가면서 아시나아항공과 만나게 된 자신의 이야기를 지원 동기와 연결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남들과 다른 대단한 경험을 했다거나 누가 봐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대단한 성과물을 낸 이야기는 아니었다. 뛰어난 실력으로 세상을 바꿨다거나 조직에서 엄청난 공을 세웠다는 무용담도 아니다. 누구든지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소소한 이야기에 불과했지만, 이씨는 자신만의 솔직함을 담아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은 저를 더 넓은 세상으로 데려다 주는 마법의 양탄자”였다고 말하며 금호아시아나 HR팀 담당자들의 공감을 샀다.
금호아시아나 서류 접수 10월 7일까지…계열사별 채용규모 달라 확인해야
금호아시아나그룹 산하 10개 계열사는 올 하반기에 신입사원을 뽑는다. 서류 접수는 마감은 10월 7일.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금호건설(금호산업), 금호고속, 금호터미널, 금호리조트, 아시아나IDT, 에어부산,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애바카스 총 10개 계열사가 하반기에 신입사원을 뽑는다. 채용규모는 계열사마다 차이가 있다.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이 가장 많이 채용해 각각 50~60명 정도의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다. 두 회사의 신입사원 초봉은 3000만원 후반대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입사 지원을 할 때 희망하는 그룹 계열사를 선택한다. 입사 후 한 달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진행하는 신입사원 교육을 받고, 각자 지원한 1지망 계열사로 배치한다.
이번 그룹 채용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일반, 영업, 공항서비스 직을 뽑는다. 기내 승무원과 항공운항직은 아시아나항공이 따로 수시 채용할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채용절차는 서류전형 → 직무적성검사 및 한자시험 → 1차면접(역량면접/집단토의) →2차면접→ 합격 순이다. 계열사와 직무에 따라서 면접 내용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거짓으로 꾸며낸 자기소개서는 금방 들통나
자기소개서 문항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대부분 첫 문항으로 나오는 ‘지원 동기’다. 지원 동기가 확실하고 자신감이 있어야 다른 문항에 대해 답하는 것도 수월해진다.
지원 동기를 잘 쓰려면 구체적인 사례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원자가 살면서 겪었던 경험, 만났던 사람, 가봤던 곳, 보고 느끼고 배운 사례를 생동감 있고 구체적으로 풀어나가는 게 좋다. 자신을 충분히 돌아보고 자신을 성장시킨 의미 있는 경험들을 찾아내면, 그 경험이나 사례 덕분에 무엇을 배웠고, 해당 경험을 발판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지원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 좋다.
지원 동기를 설명할 때는 진정성이 중요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각 계열사 인사 담당자들은 서류전형 기간에 며칠간 지원자들이 보낸 수백, 수천장의 자기소개서를 읽고 평가하는데 모든 시간을 할애한다. 수년간 자기소개서를 검토한 담당자들은 지원자의 실제 경험이 녹아 있는 자기소개서인지, 잘 꾸며진 남의 자기소개서를 가져다가 이름만 바꾼 건지 귀신같이 눈치를 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HR팀 담당자는 “지원자가 직접 겪은 소소한 경험이라도 진정성 있게, 그리고 솔직하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본인이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애정과 입사 후의 포부 등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는 진부하고 막연한 표현보다는 구체적인 경험과 사례를 통해 자신만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회사 측은 “서류전형에서 학교·전공·어학 점수 관계없이 열정과 집념을 가진 다양한 지원자들을 선발하려고 최대한 노력한다”며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자기소개서에서 승부를 걸라”고 조언했다.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 3일 이후 직무적성검사와 한자시험 치러
서류전형에서 통과한 사람 명단은 10월 21일에 발표한다. 사흘 뒤인 10월 24일에 직무적성검사와 한자시험을 보고, 면접은 11월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직무적성검사와 한자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약 사흘밖에 없으니 미리 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호아시아나 직무적성검사는 총 3시간 동안 진행한다. 직무적성검사는 언어, 수리, 지각, 공간, 상황판단능력, 상식(역사 포함) 등을 평가하는 직무능력검사와 인성검사로 나뉜다.
한자시험은 전체 5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독음, 맞는 의미 고르기 등의 문제가 나온다. 문제는 한자능력검정시험 3급 정도의 수준에서 출제된다. 모든 문제가 객관식이다. 빨리 푸는 사람들은 10-15분 정도 풀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는 않다. 과거에는 표리부동, 소탐대실 등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있는 한자어를 제시하고 독음을 맞추라는 문제가 나왔다.
집단토의 때 “오늘 이 시간이 사회적 문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멋지게 끝맺은 지원자
직무적성검사와 한자시험을 통과한 사람은 1차 면접을 보게 된다. 1차 면접은 역량면접과 집단토의로 나뉜다.
역량면접은 지원자들의 직업관, 성과지향, 프로 의식 등을 평가하는 자리다. 지원자 3명과 면접관 3명이 참여해 50분간 대화를 나눈다. 주로 팀장(부장급)급 직원들이 면접관으로 나온다. 역량면접에선 단편적인 질문이 아니라 지원자의 경험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들이 나온다. 예를 들면 지원자가 겪었던 경험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묻고, 그 경험 속에서 문제나 장애물이 있었다면 어떻게 구체적으로 해결했는지 방법을 묻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원자가 시도한 행동이나 해결책의 결과, 그리고 그런 경험을 통해 배운 점까지 물어본다.
금호타이어의 역량면접에서는 ‘입사 후에 하고 싶은 일’, ‘타이어프로에 방문했던 소감’ 등을 물어봤다. 타이어프로는 금호타이어가 운영하는 자동차 타이어 전문점이다. 금호건설 역량면접에선 면접관은 한 지원자에게 “설계를 그만두고 시공으로 오게 된 이유”를 물었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가 “설계 관련한 창의성이 부족했다”고 말하자 다시 “그럼 창의성이 부족하면 시공과 관련해 어떤 역량을 갖췄다고 생각하는가”라며 꼬리에 꼬리를 문 질문을 던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HR팀 관계자는 “역량면접에서 질문에 대해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답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장되거나 사실과 다른 가공된 경험을 말하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질문 속에서 답변의 앞뒤가 안 맞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후 지원자 6명씩 한 그룹이 돼 토의면접을 진행한다. 토의면접은 6명 이서 주어진 주제에 대해 25분간 토의한다. 이 과정을 면접관 3명이 지켜보며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팀워크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면접 주제는 계열사별로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에 이슈가 되었거나 혹은 현재에 이슈가 되는 정치, 사회, 문화 등 일반적인 주제가 토의 주제로 나온다. 예를 들어 무상급식, 사형제 존폐, 대형마트 휴무, 단통법부터 최근 흥행하는 영화까지 면접주제는 무궁무진하다. 쉽게 말해 현재 사회적 논란거리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것이다.
회사 인사팀 관계자들은 실제 토의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던 지원자를 꼽아달라고 하자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 논란’이라는 주제로 면접했을 때 한 지원자의 사례를 말했다. 그는 토론 마지막에 “오늘 토론이 찬성 측과 반대 측 지원자들에게 단순히 면접을 위한 토론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런 사회적 갈등의 해결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본인이 지원한 회사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 그리고 입사 후 본인이 추진하고 싶은 업무까지 연결지어 말을 끝냈다. 금호아시아나 HR팀 관계자는 “언뜻 보기엔 회사와는 별 연관이 없는 일반적인 주제라도 본인이 지원하는 회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은 뛰어난 태도”라고 평가했다.
집단토의 면접은 지원자의 적극성과 논리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자리다. 주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침착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지원자가 좋은 점수를 받는다. 경청하는 태도 역시 중요하게 본다. 다른 지원자의 발언을 경청하는 태도는 토의의 기본이다. 자기주장만 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공격적인 모습의 지원자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내 얘기를 더 많이 하기 위해서 남이 말하고 있는데 중간에 짜르거나 끼어드는 모습도 자제하는 게 좋다.
2차 면접 때는 ‘인성’…자기소개서 내용 잘 생각해보고 갈 것
1차 면접이 지원자들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구조화된 면접이라면 2차 면접은 좀 더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가능하다. 2차 면접에는 각 계열사 임원ㆍ대표이사가 면접관으로 나온다. 2차 면접에선 지원자들의 인성을 평가하는데 중점을 둔다. 보통 5~6명의 지원자가 한 조가 되어 면접에 들어간다.
이때에는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한 질문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원한 계열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물어본다. 본인이 지원한 회사에 대해 홈페이지, 기사, 보도자료 등을 읽어 미리 잘 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HR팀이 이 기사 작성을 도와주셨습니다.
이 취업 가이드는 조선닷컴 미생탈출 AtoZ 시리즈와 페이스북 잡아라잡(www.facebook.com/jabarajob)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