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3년차, 저스펙의 지원자에게 SKT 면접관이 반한 이유는?

“스펙, 외모 필요 없습니다. SK그룹은 올해부터 어학 점수, 해외경험, 수상경력 등 스펙 적는 항목을 없앴습니다. 사진도 필요 없습니다. 지원자를 있는 그대로 본다는 의미입니다.”

김태영 SK텔레콤 HR 실장은 조선닷컴과 서면인터뷰에서 SK텔레콤이 소위 ‘SKY’ 출신을 우대하는 등 스펙을 중시한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스펙은 중요하지 않고, 최소한의 검증을 위해 학력, 학점 등 기본정보는 보지만 그것도 채용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합격자를 보면 모두 다 다른 장점과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원하는 정답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쌓은 역량과 기질을 전형 과정에서 자신 있게 잘 보여주는 것이 합격 비법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원자 스스로에 대한 이해와,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 그래야 자신이 해당 회사와 직무 분야에 적합하다는 것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14년 바이킹챌린지 전형으로 합격한 선우의성씨다. 바이킹챌린지는 스펙보다 스토리에 자신 있는 지원자를 뽑는 오디션 전형이다. 그는 ‘SKY’같은 명문대 출신도 아니고 그럴싸한 스펙도 없었다. 학점은 3.4, 토익은 800점대다. 졸업 후 언론고시를 준비했기 때문에 대학 졸업 후 2년 넘는 공백기가 있었다. 소위 백수 3년차 취업재수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SK텔레콤 마케팅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직군에 딱 맞는 사람이라는 것을 각 전형과정을 통해 명확히 증명했다. 그가 SK텔레콤 채용문을 뚫은 ‘신의 한 수’다.

동영상으로 제작한 자기소개서에서는 자신이 SK바이킹형 인재의 4가지 조건인 위험감수(risk taking), 승리에 대한 열망, 창조적 파괴, 용맹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각각의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우선 자신이 박원순, 노희경 등 사회적 명사 21명을 인터뷰하면서 책을 썼던 사례를 소개하며 위험을 감수하고 들이대는 용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위험감수) 또한 금융회사의 인턴십에서 4시간 동안 만원으로 최고의 수익을 만드는 미션이 주어졌을 때, 구두닦이로 18만원을 벌어 1등을 했다고 내세웠다.(승리에 대한 열망) 그 외에도 학교 홍보대사를 하면서 고리타분한 입시설명회를 재미있는 쇼로 혁신한 것(창조적 파괴), 1000명의 지인과 10번의 행사 MC경험을 한 것(용맹)도 이야기했다. 

이처럼 자기소개서에서 ‘자신이 어떤 인재’인지에 대해 설명했다면 이후 두 번의 면접에서는 ‘자신이 마케팅 직무에 대해 많이 알고 있으며, 이 회사의 인재상에 맞기 때문에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면접에 앞서 SK텔레콤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는 선배를 찾아가 ‘현재 그가 어떤 일을 하며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를 미리 공부했다. 또한 대리점 영업과 관련한 상권 분석 논문을 찾아보고 나서, 집 근처의 SK텔레콤 대리점을 직접 찾아가 일주일간 주변 상권을 분석했다. 이러한 결과물을 1차 면접에서는 PPT로 정리해 발표하고, 2차 티타임 면접에서는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털어놓은 결과 합격문을 열 수 있었다.

선우의성씨의 합격 과정은 이번 SK텔레콤 공개채용 각 전형단계에서도 통용되는 비법이다. 김 실장은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좋다”며 “자신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회사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원하는 분야에 대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 전공과 관계없이 모든 분야에서 합격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가진 역량을 잘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1. 서류전형 통과 팁

“컨설팅을 받거나 합격자의 지원서를 참고하기보다는 본인의 경험과 생각을 진솔하게 작성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논리정연하고 설득력 있게 자신의 장점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려운 환경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어떤 목표를 세우고 이를 해결하려 했는지 설명하면 됩니다.”

“SK텔레콤은 직무별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해 1개 문항은 직무별로 다르게 돼 있습니다. 이 문항에 지원자의 경험, 열정, 관심도를 솔직하게 작성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지원한 직무와 관련된 연구와 프로젝트 경험이 있다면 이를 강조하세요.”

“기술한 내용은 추후 면접 과정에서 검증하기 때문에 거짓말과 과장은 절대 금물입니다.”

2. 필기시험 통과 팁

“필기시험은 오답에 대한 감점이 있기 때문에 모르는 문제를 임의로 푸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또한 인성시험의 경우 거짓말을 하면 탈락할 확률이 높습니다. 거짓말을 하면 자기소개서에 표현된 지원자의 성격과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3. 면접 통과 팁

“1차 면접은 실무면접입니다. 지원분야의 현직 근무자가 면접관이 됩니다. 과제는 팀별로 주어질 수도 있고 개별 과제로 줄 수도 있습니다. 2차 면접은 임원면접으로 개인의 성향과 가치관을 파악합니다. 회사와 직무 적합성 여부, 지원자의 창의성과 기업관 등이 주요 판단 기준입니다.”

“학습 된 지원자를 뽑기보다는 내실있는 인재를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면접 스킬을 학습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한 본인의 실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자신의 실력을 잘 쌓고 그것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준비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