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관의 마약 파는 사회
“1, 2, 3….” 내 몸에 연결된 수액 줄에 하얀 프로포폴이 들어가는 순간부터,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12가 마지막이었다. 그러고 의식, 더 정확히는 기억을 잃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긴 잠을 잔 듯 몸이 개운한 것도 잠시, 너무 긴 시간이 흐른 듯해 갑자기 불안해졌다. 주위를 두리번거리자 하얀 커튼 사이로 벽에 걸린 시계가 보였다. 나는 내 두 눈을 의심했다. 9시 20분이었다. 내시경 검사를 위해 9시 5분에 프로포폴 주사를 맞았는데, 겨우 15분이 지난 것이었다. 귀신에 홀린 기분이었다. 내 경험을 소셜미디어에 올리자 많은 사람이 “많이 잔 듯한데 개운하기도 하고 시간은 얼마 안 되고” “무지 오래 잠든 것 같았는데 겨우 몇 분이더라고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깊은 잠을 잤어요”처럼 비...